본문 바로가기

취미와독서

[독서감상]잠시 멈춤이 필요한 순간

작가는 중국의 니체 철학 전문가라고 합니다. 사랑,결혼,종교 등에 관한 작가의 성찰을 짧은 문장으로 깊이있게 정리해주어 사이다를 마신 기분이 들었어요.  그 중 몇개를 적어볼께요~동감하시나요?

●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
'자신이 원하는 것이 꼭 남이 원하는 것은 아니며, 당연히 남에게 강요해서도 안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종종 심하다 싶을 만큼 타인의 이해를 요구한다. 이를 명분으로 속마음을 전부 드러내라고 강요하기도 한다. 이런 요구를 거절당하면 상대에 대한 신뢰를 거둬들이기도 한다. 하지만, 연인이든 가족이든 친구든 이해받기를 강요당하면 결국 요란하거나 소리없는 전쟁이 일어날 뿐이다. 가만히 생각해보자. 우리는 자신을 얼마나 진정으로 이해하는가? 자신을 이해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면 타인에게 자신을 완벽하게 이해해 달라고 강요하지 않으며 스스로 타인을 완벽하게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 친구를 사귀는 기술
누군가에게 호감을 느껴 친구가 되거나 어떤일에 흥미를 느껴 어떻게 해서든 그 일을 성공시키는 것은 본래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일이다. 요령을 몰라 친구를 사귀지 못하거나 비법에 매달리지 않아 일을 성사시킬 수 없다면 진실한 감정이나 흥미가 결여된 게 아닐까. 진실한 감정없이 어떻게 진짜 친구를 사귈 수 있단 말인가? 진정한 흥미없이 어떻게 일을 성사시킬 수 있단 말인가? 진실한 감정이나 흥미가 없다면 사람을 사귀고 일로 성공하기 위해 그렇게 공들일 필요가 있을까?

● 사랑의 깨달음
'사랑의 경험은 인생을 풍부하게 만들고
사랑의 깨달음은 영혼을 풍부하게 만든다'

사랑의 경험이 순조롭든 그렇지 않든 사랑하면서 얻은 깨달음은 영혼의 귀중한 자산이 된다.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는 인성과 사물에 지대한 관심을 품는다. 또 좌절했기 때문에 관심이 좀 더 깊이 있는 사고로 이어진다. 좌절하고도 여전히 사랑한다면 정신적으로 얼마나 넉넉한 사람인지 증명해낸 셈이니  패배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 편협하지 않은 사랑
'가족과 친구만 사랑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적을 미워하는 것도 쉬운 일이다. 모두 제한된 인간의 본능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 부락과 부락 사이에, 종족과 종족 사이에, 국가와 국가 사이에 어째서 미움이 생길까? 이익을 위한 다툼,  관념의 차이, 서로 간의 거리, 오해 등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한마디로 말하면 편협하기 때문이다. 모든 미움의 근원은 인간의 한계에 있으며, 이로써 인간의 한계가 증명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사랑은 어디에 있을까?  사랑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곳에 존재한다. 편협한 본능과 관습의 지배를 받는 대신 우주의 자식으로서 부모인 우주의 가슴을 품으면 우주 만물을 사랑할 수 있다.

● 사랑

짧고 우연한 만남이든 오래되고 끈질긴 만남이든, 너무 늦게 만난 안타까움이든 결국 가정을 이룬 정이든, 엄청난 열정을 쏟아부은 충돌이든 자잘한 다툼만 있는 화목이든 모두 사랑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진정한 사랑은 영혼과 영혼의 만남이다. 육체의 가까움은 그 결과일 뿐이다. 지속해온 시간이 길든 짧든 이런 만남은 매우 엄숙하며 양쪽의 영혼은 반드시 깊은 울림을 받는다. 반면 부정한 스캔들에는 영혼이 존재하지 않으며 그나마 있는 작은 감정조차 육체 갈망을 위한 조미료일 뿐이다.

● 건강한 사랑
'좋은 사랑은 인성(잡아당기는 힘에 견디는 성질)이 강해서 잡아당길 수 있으나 끊어지지 않는다.'

좋은 남녀 관계는 탄성이 있어서 서로 뻣뻣하게 버티지 않으며 물렁하게 들러붙지도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상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은 자유다. 자유로운 두 사람의 사랑에는 반드시 장력이 있어 견고하되 딱딱하지 않으며 얽혀 있되 끈적거리지 않는다. 틈이 없는 사랑은 매우 무서운 것이어서 숨 쉴 공간을 잃고 이내 질식해버린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상대를 구속하지 않는 것은 자신들의 사랑에 대한 신뢰의 표현이다. 누가 누구를 제한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누가 누구를 떠나지 않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이다.

● 한결같지 않은 사랑
'다들 사랑이 한결같길 바라지만
이는 피와 살이 있는 남녀의 본능이 아니다'

세상의 연인들, 그리고 여전히 사랑하는 부부에게 물어보자. "당신의 연인,아내 혹은 남편이 당신을 사랑하면서 동시에 다른 이성에게도 마음이 흔들리는 걸 용납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오"일 것이다. 그렇다면 사랑은 분명 한결같은 것이어야 하리라. 그럼 다시 한번 물어보자. "당신의 연인, 아내 혹은 남편을 사랑하면서 동시에 다른 이성에게 절대로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 당신이 솔직한 사람이라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오"일 것이다. 그렇다면 사랑읏 참으로 한결같을 수 없는 것이리라.

● 한결같은 사랑
'절개있는 사랑은 타고난 본성을 극복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정도의 차이일 뿐 세상 모든 남녀에게 바람기가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세상의 모든 사랑은 아슬아슬한 지경에 있는 것 아닌가? 물론 반드시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람이 한 사람의 이성에게서만 기쁨을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동시에 상대방으로부터 한결같은 사랑을 받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두 마음이 미묘한 평형을 이루는 것이다. 절개있는 사랑은 타고난 본성을 극복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양쪽 모두 현재의 사랑을 소중히 여긴다면 자발적으로 극복해 나갈 수 있다.

● 부모의 길
'현명한 부모는 두가지 능력을 갖춰야 한다. 하나는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것이다.'

● 신앙과 신성
'신을 믿지 않을 수는 있다.
신성은 믿지 않을 수 없다.'

세상에는 신을 믿는 사람도 있고 믿지 않은 사람도 있다. 이를 기준으로 유신론자와 무신론자,신자와 보통사람을 구분한다. 사실 이런 구분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이보다 훨씬 중요한 구분은 어떤 사람이 신성을 믿고 어떤 사람이 신성을 믿지 않느냐이다. 이를 통해 고상한 사람과 비열한 사람을 가려낼 수 있다.

● 실천력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은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하지만 결정한 순간부터는 눈 딱 감고 실천하면 된다.'

몸을 움직여 실천만 하면 세상 그 어떤 일도 어려울 게 없다. 본래 모든 일은 시작이 어렵다. 게으름 때문이다. 행여 귀찮아질까 두려워 시작을 미루다 보면 정말로 그 일이 어렵게 느껴지면서 자신이 참 무능하다고 생각한다. 무슨일이든 게으름으로 시작해 겁을 먹으며 마무리하면 결국 나약한 사람이 되고 만다. 나약-겁을 내기에 약한 것이다.
완강-고집이 세기에 강한 것이다. 두려워할 필요 없다. 고집하고 고집하다 보면 강해진 자신을 발견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