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심 2016. 10. 14. 15:10
치유

풍심

밤새 떨어진 낙엽 쓸어내느라
한창 바쁠 가을 찬바람
문틈 새로 들어와
살 속으로 스며들더니
피를 타고 심장 모퉁이로 다가왔어요
그곳은 지난 여름 태양빛에 데인 곳
다진 생마늘 닿은 듯 쓰라렸어요

나뭇가지 달린 잎들 떼어놓느라
너무 힘들었다며 지친 찬바람
심장으로 더 깊이 파고 들어와
잠자던 감각 흔들어 깨우더니
추워 네 온기가 필요해! 라며 머물렀어요
맥박은 쿵쾅 쿵쾅 다시 빨라지고 아린 곳
열기로 녹아 들은 듯 편안해졌어요

냉랭했던 바람과 아렸던 상처
올 가을 그렇게 하나의 심장 속에서
서로를 끌어 안았고
다가오는 겨울을
함께 견뎌내기로 약속했답니다